"행복은 나눌수록 더 커질까?" – 아이와 함께 알아보는 공리주의 이야기
"행복한 사람이 많으면 좋은 거 아니야?" – 공리주의가 뭘까?
수연이: 엄마, 나 궁금한 게 있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은 진짜로 만들 수 있어?
엄마: 좋은 질문이야, 수연아. 이건 사실 아주 오래 전부터 어른들도 고민해왔던 주제거든.
철학자들은 이런 질문을 '윤리학'이라는 분야에서 다뤄. 그 중에서도 ‘공리주의’라는 생각이 있어.
수연이: 공리주의? 그게 뭐야?
엄마: 간단히 말하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가장 옳은 일이다"라는 생각이야.
'공리'는 이익이나 행복을 뜻해. 이 생각은 18세기 철학자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 같은 사람들이 말했어.
수연이: 그럼 나 혼자만 행복한 것보다는, 우리 반 친구들이 다 같이 행복한 게 더 좋은 거구나?
엄마: 맞아! 공리주의자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중요하다고 말했어.
그러니까, 어떤 선택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주면, 그게 도덕적으로 옳은 선택이라는 거야.
수연이: 근데 엄마, 모두가 행복한 걸 어떻게 판단해?
엄마: 그게 공리주의의 어려운 점이야.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나쁠 수 있잖아.
그래서 공리주의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적용하기는 어렵기도 해.
그래도 "나만 좋은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참 멋진 거지.
"행복만 중요하면 나쁜 일도 괜찮은 걸까?" – 공리주의의 고민
수연이: 엄마, 근데 만약 나쁜 일을 해도 누군가가 행복해진다면 그건 괜찮은 거야?
엄마: 음, 아주 중요한 질문이야. 사실 그게 공리주의가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야. 예를 들어볼까?
어떤 마을에 사람들이 다 무서워하는 괴한이 있어. 경찰이 진짜 범인을 못 잡아서, 무고한 한 사람을 대신 잡아서 ‘이 사람이 범인입니다!’라고 발표했어. 그러자 모두가 안심하고 마을이 평화로워졌어.
수연이: 에이, 그건 나빠! 그 사람은 죄가 없는데 왜 잡아가?
엄마: 맞지. 공리주의만 생각하면, 마을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니까 좋은 결과처럼 보일 수도 있어.
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벌하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윤리에는 어긋나지.
그래서 사람들은 공리주의가 너무 결과만 본다고 걱정하기도 해.
수연이: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엄마: 그래서 어떤 철학자들은 '행동 공리주의' 대신 '규칙 공리주의'를 말해.
"모두가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야 진짜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거지.
예를 들어 '무고한 사람은 벌하지 않는다'는 규칙은 결과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수연이: 그러니까, 단순히 행복만 보는 게 아니라, 어떻게 그 행복이 만들어졌는지도 중요하다는 거네?
엄마: 그렇지! 참 잘 이해했어.
"진짜 행복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 나의 선택과 윤리
수연이: 근데 엄마, 나는 때로는 내가 행복하려고 남한테 양보 안 할 때도 있어. 그럼 내가 나쁜 사람인 거야?
엄마: 그렇지 않아, 수연아. 너도 행복할 자격이 있잖아. 윤리라는 건 항상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하느냐야.
공리주의는 ‘다 함께 행복하자’는 기준을 제시해 줘. 하지만 그 외에도 ‘정의’, ‘책임’, ‘자유’ 같은 다른 가치들도 있어.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가치를 우선할지 고민하는 게 윤리적인 삶을 사는 거야.
수연이: 그럼 나는 그냥 나 혼자 행복하려는 게 아니라, 친구들도 같이 행복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네?
엄마: 맞아. 예를 들어, 네가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 하나밖에 없는데, 친구도 그걸 정말 갖고 싶어 한다면,
네가 양보할 수도 있고,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겠지?
수연이: 맞아! 그렇게 하면 나도 뿌듯하고, 친구도 기분 좋을 거야.
엄마: 그게 바로 윤리적인 선택이야.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지는 방법이기도 해.
공리주의는 우리에게 ‘함께 행복한 길’을 생각하게 해줘.
그 길이 항상 쉽지는 않지만, 함께 걷는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야.
마무리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은 쉽지 않지만, 그걸 꿈꾸고 실천하려는 생각이 바로 공리주의야.
이 세상이 정말 그런 곳이 될 수 있을까?
그건 어쩌면 우리 각자의 작은 선택에서부터 시작될지도 몰라.
수연이와의 오늘 대화를 통해, 너도 함께 행복을 나누는 사람이 되면 참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