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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전세 만기, 생애 첫 내 집을 사다 – 호재와 본능 사이

by 엘바바 2025. 5. 22.

6편. 전세 만기, 생애 첫 내 집을 사다 – 호재와 본능 사이

전세 만기, 드디어 ‘우리 집’을 찾아 나서다

그날도 무심코 달력을 보다가, 문득 눈이 멈췄습니다.
전세 만기까지 이제 4개월 남짓.
슬슬 이사 준비를 시작해야 할 타이밍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엔 다르게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 전세로 살고 싶지 않았고, 이제는 ‘우리 이름으로 된 집’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드디어 생애 첫 매수를 위한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전세 만기, 생애 첫 내 집을 사다 – 호재와 본능 사이
전세 만기, 생애 첫 내 집을 사다 – 호재와 본능 사이


집을 사려니, 고려할 게 너무 많았다

막상 집을 사려고 보니, 전세와는 비교도 안 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았습니다.
그저 ‘좋아 보이는 집’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교통, 생활환경, 구조, 인프라, 개발계획, 미래 가치까지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했어요.

가장 먼저 고려한 건 남편의 출퇴근 거리였습니다.
무조건 회사에서 너무 멀지 않아야 했죠.
다음으로는 교통. 역까지의 거리, 도보로 이동 가능한지, 대중교통 편의성 등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본 항목은 지하주차장 연결 여부였습니다.
막상 집을 보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지하주차장이 집과 연결되지 않는 아파트가 많더라고요.
우리는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뛰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원했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했던 건 상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조용한 외곽보다는, 마트나 병원, 식당 같은 생활 인프라가 가까운 동네를 선호했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왕이면 집값도 잘 오르는 곳이면 좋겠다.”
떨어져도 덜 떨어지고, 오르면 더 오를 수 있는 입지를 고르고 싶었습니다.


결국 ‘호재’를 찾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는 질문이 있죠.
“여기, 앞으로 뭐 들어올 거 없어요?”

우리는 진지하게 해당 지역의 호재를 전수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주목받던 건 크게 두 가지였어요.

신분당선 연장 개통과 GTX 노선 신설

신분당선은 이미 공사 중이었고, 가까운 시일 안에 개통 예정이라 상대적으로 호재가 반영된 편이었습니다.
반면 GTX 노선은 아직 ‘불확실성’이 많았고, 일부에선 “그게 되겠어?” 하는 반응도 있었죠.


정보는 곧 자신감이었다

며칠이고, 아니 몇 주간 저는 신분당선 개통 관련 글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공사 일정, 구간, 역사 위치, 출구 위치, 예정 시기, 주변 시세 변화 사례까지…
심지어 부동산에 가서 매물을 보는데, 공인중개사보다 제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마음에 들었던 집은 결국 주인이 마음을 바꿨다며 매물을 거둬들였습니다.
그 집은 이미 어느 정도 가격이 오른 상태였고, 저는 한발 늦은 셈이었죠.
아쉬움을 삼키고, 다시 처음부터 지역을 좁혀가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곳이 GTX 호재 지역이었습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던 시기였고, 그만큼 가격에 호재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였어요.
“이 동네에 진짜 GTX가 들어올까?”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저는 관련 문서, 국토부 발표, 지자체 회의록, 언론 보도 등 인터넷의 모든 글을 섭렵했어요.

그리고 어느 날, 확신이 섰습니다.


혼자 본 집, 얼떨결에 계약까지

그렇게 수많은 검색과 분석 끝에,
저는 GTX 호재 지역의 한 아파트 매물을 혼자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집 앞에 섰을 때 느낌이 좋았어요.
구조도 괜찮았고, 동선도 나쁘지 않았고, 내부도 깔끔했죠.
다만 한 가지. 창문에서의 뷰가 시원하게 뚫렸는지, 일부가 막혀 있었는지… 지금도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당시엔 집을 보는 요령도 없었고, 첫 집이다 보니 너무 신중하지 못했어요.

집을 본 후 부동산에서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고민하면 안 돼요. 금방 나가요. 지금 가계약 안 걸면 후회하실 거예요.”

어느 정도 익숙한 레퍼토리인 줄 알면서도,
그 순간 혼자 결정하고 있다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뒤섞여서, 저는 얼떨결에 가계약금을 송금했습니다.
이게 맞는 선택인지 확신은 없었지만, 뭔가 한 발 내딛은 느낌은 강하게 남았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중개사의 ‘기술’

나중에 그 부동산 중개사에 대해 더 알게 되었는데,
정말 능력이 뛰어난 분이었습니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눈도 빠르고, 매물을 다루는 솜씨도 노련했고, 심지어 심리적으로도 능수능란했죠.

그땐 그 기술에 휘둘렸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 집값이 오르고 시장이 움직이는 걸 보면서
“결국 잘한 선택이었구나” 싶었어요.


글을 마치며 – 생애 첫 집, 실수와 성장의 기록

첫 집을 사는 건 정말 머리와 마음을 동시에 쓰는 일이었습니다.
온갖 계산과 감정이 엉켜 있었고,
망설임과 확신이 뒤섞인 끝에 선택한 결과물.

그 집은 결국 우리 가족의 첫 자산이 되었고,
저에게는 ‘데이터로 분석하고, 직관으로 결정하는 법’을 알려준 첫 수업이었습니다.

 

 

부동산은 단순히 집을 사는 일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고르고, 거기에 발을 들이는 일이다.